고독한예술혼 2006. 1. 15. 18:28




페로트(발명가)는 구슬을 나란히 늘어놓아 만든 아이들의 간단한 계산기를 흉내내어 수십 가닥의 철사줄을 쳐놓은 틀을 짰다.

그 철사줄에 갖가지 크기와 빛깔과 모양의 유리알을 늘어 놓았다.

철사줄은 오선보에, 유리알은 음의 장단에 해당하는 셈이었다.

이리하여 그는 음악상의 인용이나 착상한 주제를 유리알로 구성하고,

바꿔 놓고,

변조시키고,

발전시키고,

변화시키고,

다른 주제를 대립시켰다.

그것은 기술적인 점에서는 하나의 유희에 지나지 않았으나 학생들이 이것을 좋아하고 모방하여 유행하게 되었다.

「유리알 유희」를 구상중이던 1935년 7월 헤세가 발표한 어떤 시에

'유리알 유희'에 대해 「그것의 구조는 음악이요, 바탕은 명상이어라......」라고 시사하고 있다.

이런 것들로 미루어 볼 때 유리알 유희는
정신적 가치가 매우 풍부한 재료들을 오르간 연주자가 파이프 오르간을 쳐서 音을 만들어 내는 것처럼

명상을 통해 하나의 종합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 추측된다.
이것은 「서로 용납될 수 없는 두 원칙의 투쟁으로부터 승화되어 하나의 협주곡을 이루는 것」이고,

「정립(定立)과 반립(反立)으로부터 가능한 한 순수하게 종합(綜合)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즉 유리알 유희란..

'문화의 전체 내용과 가치를 가지고 하는 유희'이며,

인류가 학문과 예술의 각 분야에서 획득한 일체의 가치를 파이프오르간을 연주하듯이 다루는 종합예술을 묘사하고 있다.

헤르만 헷세의 '유리알 유희'는 고딩 때 읽었던 책이다.

왜 그토록 헷세에 빠졌는지..국내에 나와있는 모든 헷세의 책들은 다 섭렵하는 와중에 이 책도 접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고딩이 무슨 '유리알 유희'를 충분히 이해했을꼬..

언제 기회되면 다시 읽으리라 했는데, 아직도 못읽고 있다.

다시..읽어봐야지. 집 어느 구석에 아직도 존재하고 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