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들 플라워

커피향 그윽한 이야기 2010. 2. 26. 12:11

캔들 플라워 | 김선우 저 | 예담 | 2010년 01년 20일

촛불집회가 소재인 책이 나왔다는 정보를 입수하자마자 본 책 <캔들 플라워>.

촛불하고는 거리가 있는 장정일의 추천서평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뻔하지 않은가. 별 기대하지 말아야될 책이다.

조금 읽다 보니까 아주 소녀틱한 중딩수준의 문장들이 눈에 보인다.

"나는 선물이에요. 랄랄라." "소녀의 출현에 주변의 공기가 미묘하게 일렁였다."

이미 대중소설류는 멀리해서 그런가. 슬슬 시간이 아깝다는 짜증이 밀려온다. 책장을 덮어버릴까했지만 예담에서 강력히 미는 소설이니 한 번 분석해보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책에 몰두한다.

휴..

청소년들이 혹할 것 같은 성적인 문장들과 내용들이 군데군데 들어오는 이 책은..

대체..대체..!!! 왜 하필 소재가 촛불인지.

저자가 촛불집회에 과연 한 번이라도 참석했을까...

집에서 아프리카 티비 몇 번 보고 인터넷을 통해 정보 입수한 후에 쓴 듯한 느낌이 든다.

물론 현정권에 대한 원망과 이미 어용이 되어버린 언론에 대해 언급하고 있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촛불집회에 참석한 70만 대중을 우롱하는 듯한 감정은지울 수가 없다.

하지만..

이런 책이라도 나와줘서 촛불을 대중들이 다시 생각할 수 있다면..

촛불의 교훈과 또 다른 촛불을 준비할 수 있다면..

너무너무 감사하겠다.

처음과 끝(1단락의 끝. 아직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고 본다)까지 동참하며 촛불에 심장을 태웠던나,

촛불 관련자들과 아고라 게시글 작성자들에 대한 정부의응징이 두려워 촛불 소재는 나중으로 미뤄두었던 나,

이 책을 펼쳐보며 도둑맞은 기분으로 분노하는 어리석은나.

여러 모습의 '나' 사이에서

비온 뒤 맑은 햇살을..

언젠가 촛불이 필요없을저봄햇살을..

..

바라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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