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지

커피향 그윽한 이야기 2007. 8. 14. 18:10

그동안 꿈을 꾸지 않다가
모처럼만에 꿈을 꾸었어요.
모처럼만에요..

꿈 속에서 나는 풀 한 포기 없는 황무지에 서 있었어요.
바람이 거세게 불어와 내 몸을 자꾸 때리는 황무지에 서 있었어요.
저는 바람이 너무 거세서 눈도 뜰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바람을 타고 역겨운 냄새들이 제 코를 찔렀어요.
세상을 바라보니..
내가 서 있는 세상을 바라보니..
그 헐벗은 땅이 수백의 시체들로 뒤덮여 있었어요.

바람은 거세게 불어와
내 몸을 자꾸 때렸어요.


저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어요.
그런데..
제 발 밑에 무언가 밟혔어요.
그런데요..
그 물컹한 것이요..
내가 밟은 것이요..
그것은..
시체였어요.


내가 걸어온 곳에도...
내가 가야할 곳에도...
온통 시체들이 뒹굴고 있었어요.


저는 그 황무지 한가운데 서서
울고 말았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자리서 꼼짝 못하고 우는 것뿐이었어요.
무서웠어요.
그리고 이상하게도 슬픔이 밀려왔어요.

저는 깨나서도 한동안 계속 울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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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무지에서 사막으로 생각이 옮겨지네요.
황무지...
사막...


저는 사막을 좋아해요.
사막엔 꼭 가볼 것이네요.
사막은 참 아름다워요.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사막이 왜 아름다운지 아세요?
오아시스가 있기 때문이라고요?
아니요..
내 자신을 가장 이길 수 없는 장소이기 때문이네요.
짐 모리슨의 말이 생각나네요.
"I love p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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