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기념음반

보라빛 음악 2011. 6. 1. 02:03


1989년 겨울 레코드가게 앞을 지나가다가 매력적인 목소리에 잠시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여자 전인권이라고 하면 될까요.
혀 짧은 듯한 발음으로..
어찌 들으면 음치수준으로..
심장에 위치한 가장 소중한 마음을 음악으로 토해 내는 그녀의 목소리는
강렬한 매력, 아니 마력으로 나를 사로잡았습니다.
정혜선의 나의 하늘.
나는 그녀의 <나의 하늘>을 듣고는 바로 레코드가게로 들어가 그 앨범을 집어 들었습니다.
앨범은 제1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기념음반입니다.
금상은 조규찬의 <무지개>였고,
은상은 정혜선의 <나의 하늘>이었습니다.
항상 그랬듯이 나는 LP판이 닳을 것 같은 안타까움에
<나의 하늘>을 테이프에 녹음시켜 마이마이로 매일 듣고 다녔습니다.
그러다..
그러다..
원초적 아픔과 순수와 가슴 저밈의 그 곡은
세월의 강물의 흐름에 따라 잊혀져갔습니다.
그리고 그 LP도 처분하고 말았습니다.

전에 LP를 사러 간 적이 있다 했었죠.
스티브 닉스보다도..
스콧 조플린보다도..
브람스보다도..
제1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 기념음반을 구입해온 것이 저는 가장 행복했습니다.

그리고는 다른 앨범, 다른 곡들은 다 제치고
정혜선의 <나의 하늘>만을 20여 년 전처럼 계속 들었습니다.
으..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지며,
심장이 따끈하게 데워지는데..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야릇한 감정들과
그리움, 포근함..등등이 제 정신세계를 휘감았습니다.
명곡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이렇게 사람을 잡았다 놓았다 하는 것 같습니다.

정혜선은 1992년에 솔로앨범을 냈다고 합니다.
그러나 홍보부족인지 그냥 사라져버렸죠.
안타깝게도 말입니다.
언제인가 기회가 닿으면 그녀의 솔로앨범을 구해볼 것입니다.

사무실에 이 앨범이 있습니다.
너무 좋은 곡..
따끈한 커피와
추억과
포근함과 함께 같이 들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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