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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두헌 독집앨범
전에 이두헌님이 운영하는 PINOH에 초대받아 가서
맛난 와인과 멋진 공연을 감사히 즐기고 왔을 때..
이두헌님이 본인의 앨범을 선물로 주셨었네요.
우리는, 시디를 구입하면 바로 그 날이 가기 전에 다 들어야 잠이 오곤 하죠.^^
그래서, 귀가하는 차 안에서 바로 이두헌님 시디를 걸었었네요.
하지만 그날은 너무 늦은 시간이라 비몽사몽~^^
비몽사몽으로 흘려가듯 음악을 듣는 것은
음악과의 첫 대면에 대한 예의가 아닌 듯하여..
그 다음날 맑은 정신으로 다시 들어봤어요.
일단 시디 자켓을 보면..
노란 우산 위로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고
우산 속은 포근하고 설레는 고요감이 보이네요.
우산은 옆으로 살짝 기울어져 있는 모습이구요.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위해 우산을 기울였단 말이겠죠.^^
이 앨범의 2번째 곡인 ‘비 오던 날’이 이 자켓의 사진과 매칭이 되요.
아련한 기억 뒤로 우산 속 남녀의 실루엣이 그려지는 곡이에요.
그리고 노란 우산을 그대로 넘기면 안 되는 곡이 6번째 곡인 ‘고호의 귀’네요.
6번째 곡에서 이두헌님은,
노란색을 유달리 많이 사용했던 태양의 화가 고호를 노래했어요.
가사가 참 마음에 드는 곡이에요.
“세상이 피곤하게 느껴지는 날에는, 모든 게 나를 외면하는 듯한 날에는,
그럴 땐 벽에 걸린 그림을 봐. 귀가 잘린 고호의 그 눈빛을.
세상이 그를 외면할 때에도 그의 손은 붓을 놓지 않았지.”
세상이 아무리 우리를 속일지로도 예술혼은 끝내 버리지 않겠다는
결렬한 이두헌님의 의지를 볼 수 있는 음악으로,
담담하면서도 절제된 객관적 어조의 리듬이
마치 U2의 음악을 듣는 듯한 느낌의 곡이에요.
이 앨범은
거의 이두헌님이 작사, 작곡한 곡들로 채워져 있는데,
음악을 너무나 사랑하는 사나이의 여정과 고뇌와 사랑과 희망이 들어있어요.
그 중 가장 인상 깊은 곡은..
첫 번째 곡인 ‘10년 동안’이에요.
이 곡은 이두헌님이 아내에게 바치는 곡이네요.
곡과 가사가 너무 아름답고 따스한 곡인데..
그 어떤 감정보다 질투심이 마구 생기네요.^^
3번째 곡은 As One과 함께 한 감각 있는 곡 'High all over'네요.
그리고 4번째 곡인 One eyed king과
8번째 곡 Letter from the ross와
12번째곡인 Jumpin' with Joe는
PINOH에서 어울렸던 공연을 생각나게 하는 곡이에요.
또 다시 나도 모르게 움직이는 어깨,
눈을 감아도 보이는 세션들.
매콤한 담배 연기와 붉은 와인의 맛마저 느껴지는 곡들이에요.
5번 곡 ‘마중, 그리고 배웅’은 이두헌님이 아이들을 위해 만든 곡이에요.
강요나 방관이 아닌, 바램과 지성적 부성애가 엿보이는 곡이에요.
7번 곡 ‘그녀가 떠난 후’는 김조한님이 부른 곡으로,
음악이 상당히 세련되었어요.
깔끔한 끈끈함이라 할까요.
끈적이는 소울풍 리듬과 보컬,
그리고 그 위로 겹치는 담백한 키보드,
약간은 비장한 후반부의 코러스가 마치..
가을비를 바라보며 헤이즐넛 커피를 마시는 듯한 느낌의 곡이에요.
9번곡 ‘거리엔 추억이’와 블루지한 10번 곡 ‘한대수’는
꾸밈없는 순수한 음악인의 사랑과 영혼이 엿보이는 곡이에요.
그리고 11번째 곡인 ‘선택’은 유익종님이 부른 곡으로,
마음이 비로 적셔지는 곡이에요.
영원한 이별을 준비하는 선택과
루비콘 강을 건너는 연인의 모습이 가슴 아픈 곡이에요.
음악과 영혼과 삶이 한 몸이 되어
함께 어울려 표출되어 나오는 이두헌님의 연주모습에 감동 받은 그 느낌 그대로..
이 앨범도
인상 좋은 앨범입니다.
그녀가 떠난 후 (Feat. 김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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