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ic satie

작곡가 Eric Satie(1866 ~ 1925)는
불가사의한 음악성을 통해
체계화 되어진 기존의 음악관습에 대조를 이루며 자신의 음악세계를 구축한다.
사티는 1886년 피아노가 주를 이룬 첫 작품
오지브를 작곡하고, 1887년 사라방드를 작곡하고, 1888년 짐노페디를 작곡한다.

사티의 대표곡인 짐노페디(Gymnopedie)는 7분 정도의 짧은 곡으로
gymnopedi 1 (lent at douloureux 느리고 비통하게),
gymnopedi 2 (lent at triste 느리고 슬프게),
gymnopedi 3 (lent at grave 느리고 장중하게)
의 3부작으로 이루어져 있다.
짐노페디는 고대 스파르타의 연중 행사의 하나인 제전으로
나체로 젊은이들이 합창과 군무로써 신을 찬양하는 것을 말한다.

가장 우리 귀에 익숙한 곡은 gymnopedi 1으로
국내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에서 전지현이 피아노를 친 곡이며,
<사마리아>에서는 아버지가 잠이 든 딸 귀에 헤드폰을 통해 들려준 곡이다.
이 곡은 느리면서 단순한 선율이지만 비기능적인 화성이 진부함을 피하며
마음을 슬프면서도 불안하게 만든다.
슬프도록 아름다운 찬란한 봄날. 그 봄날이 떠나갈까봐 두려운 한 청년이 떠오르는 곡이다.

또한
1889년부터 1893년 사이에 5번, 1번, 2번, 3번, 4번, 6번 순으로 작곡된 Gnossienne는
19세기 말의 작품이라 보기에는 너무 현대적이다. 즉 기존 질서에 파괴를 나타낸다.
이를테면 이 곡에서는 마딧줄이 없으며 기존 음악들에 존재하는 신조나 미학을 무시한다.
이 작품들은 현대 뉴에이즈 음악을 듣는듯한 느낌이 든다.

특히 5번 그노시엔느에서의 담담한 왼손의 연주와 화려한 오른손의 연주는
'우주'와 '우리'의 모습을 닮아있는 듯해서 더 귀 기울여 듣게 된다.
담담한 왼손은 유유자적하게 흘러가는 우주를 닮아있고
화려한 오른손의 연주는 때론 격정적이기도 하고 때론 정적이기도 한 듯한 변화무쌍한 우리네 모습을 닮아있다.
시간과 공간을 잊어버리게도 만드는 음악이다. 즉 정적의 음악, 無의 음악이다.
그런 모습은 Trois Gnossiennes에서도 나타난다.
도입부도 없고 종결부도 없는 음악이며, 때도 없이 시작되고 결코 끝나지 않는 음악이기도 한 이 곡은
시간을 초월한 음악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그래서 선적이고 동양적인 향기가 느껴지게도 된다.

사티는 스스로 빈민굴로 들어가 그 생활 속에서 지냈다.
아마 그는 그런 생활속에 시간과 욕망을 초월했을 것이다.
그의 음악의 색다른 소재는 바로 그런 사티의 사상과 생활로부터 녹아들었을 것이다.
참, Gnossienne란 고대의 그노스 주민. 그노스 또는 그노스인(크레타인을 가리킴)을 부르는 말이다.


오늘은 Jean Yves Thibaudet의 Piano소리로 녹음된 5장 짜리 시디 중 첫번째 시디에 수록된 곡들을 살펴봤다.

List
1. Trois Sarabandes (1887) - 1ere Sarabande
2. Trois Sarabandes (1887) - 2eme Sarabande
3. Trois Sarabandes (1887) - 3eme Sarabande
4. Trois Gymnopedies (1888) - 1ere Gymnopedie
5. Trois Gymnopedies (1888) - 2eme Gymnopedie
6. Trois Gymnopedies (1888) - 3eme Gymnopedie
7. 5eme Gnossienne (1889)
8. Trois Gnossiennes (1890) - 1ere Gnossienne
9. Trois Gnossiennes (1890) - 2eme Gnossienne
10. Trois Gnossiennes (1890) - 3eme Gnossienne
11. 4eme Gnossienne (1891)
12. 6eme Gnossienne (1897)
13. 7eme Gnossienne (1897)
14. Petite Ouverture ?Danser (1897)
15. Pieces Froides (1897) - I. Airs A Faire Fuir I
16. Pieces Froides (1897) - II. Airs A Faire Fuir II
17. Pieces Froides (1897) - III. Airs A Faire Fuir III
18. Pieces Froides (1897) - IV. Dance De Travers I
19. Pieces Froides (1897) - V. Dance De Travers II
20. Pieces Froides (1897) - VI. Dance De Travers III
21. The Dreamy Fish (1901)
22. The Angora Ox (1904)

Jean-Yves Thibaudet, Piano - 5eme Gnossienne (1889)